오늘 리뷰할 영화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어른제국의 역습(히로시의 회상).
사실 이 영화는 히로시의 회상이라는 OST와 영상으로 더 유명한 영화이다.
히로시는 짱구 아빠의 일본 이름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신형식 혹은 신형만이라고 나온다.)
원래는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려고 했으나..
이걸 안보고 넘어가면 너무 아쉽기 때문에 히로시의 회상 동영상을 하나 첨부하고자 한다.
다시 봐도 가슴 한편이 찡해진다.
어쨌든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어른제국의 역습의 간략한 줄거리를 말하자면,
"20세기로 시간을 돌리고 싶은 악당 2명이 떡잎마을에 20세기 냄새를 퍼뜨려서 모든 어른들을 20세기 세상에 가두려고 하는데, 이걸 짱구네 가족이 막는 내용"
이라고 보면 된다.
매우 간단한 것 같지만, 진짜 이게 다라고 보면 된다.
(물론 결론을 말하면 스포가 되니 말하지 않도록 하겠다.)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두 명이 바로 20세기 냄새를 퍼뜨리려는 계획을 하는 악당들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두 명을 악당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 이유는,
"20세기 냄새를 퍼뜨려서 어른들을 20세기에 계속 머무르게 하려는 목적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
이다.
물론 현실 세계에서는 일어나서는 안될 범죄행위이지만(어린이들도 성장을 해야 하기 때문),
단순히 애니메이션 영화로 접근을 한다면 이 악당들의 범죄 목적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 얘기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어른제국의 역습의 줄거리를 조금 더 언급한 후에 다뤄보도록 하겠다.)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어른제국의 역습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두 악당들이 만든 20세기 박물관에 어른들이 찾아가서
과거 유행했던 만화영화의 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옛날 물건들을 체험해보면서 과거의 향수에 젖어든다.
짱구의 부모님인 신형식과 봉미선 뿐만 아니라 다른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아직 악당들이 20세기 향수를 어른들에게 뿌리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른제국의 역습'에 등장하는 어른들은 옛날 감성에 푹 빠진다.
물론 악당들이 만든 20세기 향수에 노출이 되면,
20세기를 그리워하고 갈망하는 증상이 훨씬 더 심해진다.
더 심해지는 것을 넘어서서 아예 옛날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버린다.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어른들이 이 향수 냄새를 맡으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를 계속 먹는다든지, 평소에는 보지 않았던 만화영화를 계속 보게 된다든지 등의 행동을 보이게 된다.
즉, 자신들이 경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어른들에 비해서 과거의 추억과 향수가 적기 때문에 악당들이 만든 향수에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이 20세기 향수에 중독된 어른들을 구출하러 가게 된다.
이때, 짱구는 악당들이 만든 향수 때문에 어른들이 이모양이 됐다는 것을 깨닫고,
과거의 향수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신형식에게 지독한 발냄새 공격을 가한다.
이를 통해 신형식은 과거를 회상하게 되고(위 영상에서 나온 히로시의 회상),
악당들이 만든 향수의 효과가 떨어져서 원래대로 돌아오게 된다.
어쨌든 이렇게 다시 하나로 뭉친 짱구네 가족이 20세기 향수가 온 동네에 퍼지는 것을 막으러 가게 된다.
위에서도 살짝 언급했던 것처럼,
나는 악당들의 행동이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어른제국의 역습을 보면서,
어른들이 무기력하게 과거의 향수에 취해버리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이 말은 곧 나도 이미 늙었다는 얘긴데, 그렇다.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내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옛날 얘기를 한다.
옛날에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 옛날에 같이 했던 게임들, 옛날에 즐겨 먹었던 음식들...
사실 이러한 얘기들을 한 번 만났을 때 하고 다음에는 안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 친구들과 몇 번을 만나도 나누는 얘기는 비슷하다.
결국은 항상 옛날 얘기를 하게 된다.
어른제국의 역습에 나오는 이 악당도 친구들을 만나면 하루 종일 옛날 얘기를 안주거리로 삼으며 수다를 떨 것이 분명하다.
어쨌든, 이 악당은 모든 어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옛 추억이라는 공감대를 너무나도 잘 이용한 것이다.
다른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에 나오는 악당과는 다르게 상당히 지적이고 명석하다고 볼 수 있다.
옷을 입은 스타일만 봐도 스티브 잡스가 떠오르게끔 목폴라티와 동그란 안경을 착용했다.
물론 이 영화는 2001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걸 의도하고 만들지는 않았겠지만.
과연 내가 이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어른제국의 역습에 나오는 등장인물이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나도 악당들이 만든 20세기 향수에 푹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지금 쑥쑥 성장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나도 가끔은 꼰대가 되어 '나 때는 말이야'를 시전하면서 옛날 얘기를 하곤 한다.
물론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다시 말해,
"옛날을 그리워하고 옛날이 좋았다고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 것 같다."
어쨌든 이 영화를 보면서 어른이 된 나를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고,
나보다 더 어른인 부모님, 그리고 다른 어른들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좋았다.
분명 만화영화이지만,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짱구는 정말 싫어하려야 싫어할 수 없는 만화인 것 같다.
(여러 가지 영화들을 리뷰해 놓은 링크입니다.)
옛날 생각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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