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리뷰를 하고 독후감(줄거리)을 쓸 책은 '사피엔스'.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부제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총균쇠와 마찬가지로 636쪽이나 되는 쪽수로 읽기 전 부터 우리의 두뇌를 압도해버리는 그런 책.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보게 만들어주는 그런 책.
인류, 즉 우리(사피엔스)가 어떻게 지금의 현대사회까지 오게 됐는지 알게 해주는 그런 책.
사실 총균쇠 보다 이 책을 먼저 접했지만, 인류(사피엔스)가 어떻게 지금까지 생존하고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로 남게 됐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는 점에서 총균쇠와 비슷한 맥락을 공유한다.
하지만 총균쇠보다 훨씬 재미있고 술술 읽힌다는 점은 매우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겠다.
총균쇠가 궁금하신 분들은 위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래 목차를 설명하는걸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사피엔스의 목차를 설명하면 이 책의 거의 모든 내용을 함축적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언급해 보려고 한다.
"제 1부, 인지혁명"
: 사피엔스들이 인지를 통해 발전할 수 있었다는 내용. 즉, 서로 대화하고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발전할 수 있었다는 내용.
"제 2부, 농업혁명"
: 사피엔스들이 농업을 통해 발전할 수 있었다는 내용. 즉, 정착생활을 하고 잉여생산물 등을 통해 발전할 수 있었다는 내용.
"제 3부, 인류의 통합"
: 사피엔스들이 돈, 종교 등을 통해 발전할 수 있었다는 내용.
"제 4부, 과학혁명"
: 사피엔스들이 과학을 통해 발전할 수 있었다는 내용.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산업혁명 등을 통해 발전할 수 있었다는 내용.
이 목차를 보면, 대충 사피엔스가 어떤 혁명들을 거쳐서 지금까지 생존하게 됐는지 알 수 있다.
사실 이 책을 읽은지 2년 정도 돼서 정확히 각 목차별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설명하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내용 파악은 언제나 독자의 몫에 달려있고, 독자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설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부터 내가 이 책을 읽고, 왜 이 책의 부제를 '행복이란 무엇인가' 라고 정의했는지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위의 사진은 총균쇠의 저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 선생님께서 사피엔스를 읽고 남긴 후기이다.
저기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 과연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그 질문은,
"그래서 행복하세요?"
정도라고 설명할 수 있다.
사실 '1cm 다이빙' 이라는 행복에 관련된 책을 리뷰할 때 사피엔스에서 나온 행복의 정의를 다룬 적이 있다. 참고하고 싶으신 분들은 밑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류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는 책 리뷰를 하는 와중에 갑자기 행복에 대한 질문을 하다니.
이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다소 어이없을 수 있지만, 이 책의 본질 혹은 근본을 살펴보게 되면 결국 이 질문에 모든 것이 걸리기 때문에 마냥 뜬금없는 질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럼 나도 한 번 여러분께 질문을 해본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행복하시나요??"
이 질문을 듣고, 3초 안에 "네, 저는 행복합니다."라고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이 질문을 하는 나도 3초 안에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나조차도 내가 현재 행복한 상태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떠한 특정한 상황이 나에게 주어진다면(나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겪어 본 상황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난 0.1초, 아니 0.00001초 안에 "네, 행복합니다. 진심으로." 라는 대답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서(진짜 미친듯이 마렵다) 화장실을 가야 하는 상황인데, 출근길의 만원 버스 안이라 약 1시간을 더 참아야 볼일을 볼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상황에서 갑자기 요술램프의 지니가 나와서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을 때, 당신은 어떤 소원을 빌 것인가?
1억원을 계좌로 바로 쏴달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과 사귀게 해달라고 해야할까?
물론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콩나물시루 같은 출근길 버스 안에서 나의 큰 것들을 한바가지 쏟아낼 수 있는 배짱을 가진 사람이라면 평소에 원했던 것을 달라는 소원을 빌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장실에 보내달라고 지니에게 소원을 빌 것이다.
여기서 "난 참을 수 있는데?" 라는 대답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내가 저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그 생각은 머릿속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사실 누구나 한 번쯤은 위와 같은 상황에서 자신이 무교라 하더라도 머릿속으로 기도를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느님, 비록 전 기독교나 천주교가 아니긴 하지만 제발 여기서만큼은 싸지 않게 해주세요. 원하는 건 뭐든 줄테니 제발 참을 수 있게 해주세요." 등등.
나도 그런 경험이 많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종교를 믿은 적이 없지만, 이 순간 만큼은 절실한 기독교 혹은 천주교 신자가 된다.
어찌어찌 죽을 힘을 다해 참아서 마침내 화장실에 도착했다고 치자. 변기에 앉는 순간, 이곳은 유토피아가 된다. 죽어도 여한이 없는 극락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극도의 안도감과 행복감이 몰려온다.
물론 인간이란게 참 간사하게도 볼일을 다 보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만약에 이 상황이 다시 온다면,
"다시 이런 상황이 내게 닥친다면, 난 지니에게 1억을 내 계좌에 쏴달라고 소원을 빌거야."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여러 가지 책들을 리뷰해 놓은 링크입니다.
자,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왜 우리는 행복하냐는 질문에 쉽사리 대답하지 못할까?
그 이유는 위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상황은 행복을 느끼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행복을 '기대가 충족된 상태'라고 정의내렸다. 위 상황과 이 정의를 비교해서 설명하면, 내가 화장실을 가기 전의 상태는 기대가 충족되기 전의 상태이고, 화장실을 갔을 때의 상태는 기대가 충족된 상태이기 때문에 행복을 느낀다고 설명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위 질문을 다시 보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상황은 급똥을 해결했을 때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보다 어떠한 결핍된 기대가 충족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이 글을 읽고 어떤 큰 깨달음을 얻었다거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켰다면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상황과 위에서 설명한 급똥이 마려운 상황을 비교해 본다면, 당신은 둘 중에 어떤 상황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할까?
답은 이미 나와있다.
유발 하라리는 행복의 개념을 바탕으로 인지혁명 때의 사피엔스나 농업혁명 때의 사피엔스 혹은 과학혁명 때의 사피엔스가 느끼는 행복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인지혁명 때의 사피엔스보다 과학혁명 때의 사피엔스가 훨씬 사망률이 낮고 기술적으로 진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여러 가지 영화들을 리뷰해 놓은 링크입니다.
오히려 인지혁명(먼 과거)과 농업혁명(과거)을 비교했을 때는 인지혁명 때의 사피엔스가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농업혁명으로 인해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맨날 똑같은 곡식으로 배를 채우고 정착생활을 하기 때문에, 수렵 채집생활을 하던 인지혁명 때의 사피엔스보다 불행하다는 것이다.
최민식이 15년간 군만두를 먹은 것도 대단한데, 평생을 똑같은 곡식만 먹어야 한다면 어떨까? 물론 중간중간 물고기도 먹고 야생 산딸기 같은 것도 먹었겠지만, 그것이 인지혁명 때의 수렵채집인들 보다는 훨씬 적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끔찍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먹으면 군만두를 먹었지 평생 비슷한 곡식들만 먹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다.
글을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다.
내가 추구하는 핵심만 말하는 리뷰와는 정 반대의 길을 와버렸다.
어쨌든 결론을 말하자면, 행복이란 기대를 충족시킨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너무 멀리서 행복을 찾으려 하지 말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것과 같이 소소하지만 매우 중요하고 확실한 것들에서 행복을 찾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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