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리뷰할 영화는 '조커'.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부제는 '정신장애인의 현실'.
여러 가지 영화들을 리뷰해 놓은 링크입니다.
오늘 리뷰할 영화는 '조커'.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가 빛을 발하는 그런 영화.
이미 인터넷 상에 많은 리뷰와 해석들이 존재하는 그런 영화.
영화를 본지는 1년이 다 돼가지만, 그래도 남들 다 하는 리뷰 내가 못할게 뭐 있나 해서 쓰는 리뷰.
사실 조커가 나오는 '다크나이트'와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다 보긴 했지만, 악당 조커의 세계관을 잘 몰라서 그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도록 하겠다.
책이나 리뷰 영화를 할 때면 늘 얘기하는 것이지만,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사실 영화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얘기하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주인공 아서 플랙(이하 아서)이 악당이자 범죄자, 즉 조커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저 위의 사진은 아서가 버스 안에서 아무 이유 없이 깔깔대며 웃는 장면을 캡쳐한 것이다.
왜 그렇게 주변 사람들의 어그로를 끌면서 이유 없이 큰 소리로 웃나 봤더니, 그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웃게 되는 정신장애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아서는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을 의식하고, '정신장애를 갖고 있어서 아무 이유 없이 웃는 것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작은 카드를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사실 나는 여러 장면들 중에서 이 장면이 제일 인상적이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은 아서가 계단에서 춤을 추고 화장실에서 춤을 추는 장면을 뽑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왜 저 장면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뽑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 번 해보자.
사실 아서가 버스에서 크게 웃는 장면은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발달장애인이나 정신장애인(겉으로 봐서는 어떤 장애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는)이 혼자 중얼중얼 거리며 혼잣말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그런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좋지 못하다.
누군가는 무섭다고 느낄 것이고, 누군가는 "시끄럽게 왜 그러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왜 그러는지 이유를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러한 우리의 모습은 아까 얘기한 버스 안 장면에서 나오는 한 남자 아이의 어머니 모습과 닮았다고 느꼈다.
이유 없이 웃는 아서를 위험하거나 무섭게 인식하고 어머니가 아이를 자신의 품으로 데려오는 장면에서 그런 것을 느꼈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웃긴 표정 변화로 남자 아이를 재미있게 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실 이 장면 말고도 여러 장면에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잘 표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광대 분장을 한 아서가 공교롭게도 불량스러운 친구 세 명이 있는 지하철에 탔을 때 웃음이 터져서 큰소리로 웃는 장면을 뽑을 수 있다(아래 사진 참고).
여기서 아서는 웃는다는 이유로 그 불량스러운 친구들에게 뚜드려 맞게 된다.
물론 현실에서는 영화속 장면처럼 사람이 웃는다고 쥐어 패지는 않겠지만 말이다(미국은 그런가? 안 가봐서 잘 모르겠다).
어쨌든 정신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에서는 같은 맥락을 공유한다.
여담이지만, 그와중에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가 참 찰진 것 같다.
진짜 정신장애인이라면 모르겠는데, 비장애인인 호아킨 피닉스가 웃기지도 않은데 저렇게 실감 나게 웃는 연기를 하다니. 대단한 것 같다.
뜬금 없을 수 있지만, 위의 영화 'Her(그녀)도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입니다. 재미있습니다.
결국 아서는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슈퍼 악당이자 슈퍼 범죄자인 조커가 된다.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하루하루 열심히 광대일을 하며 소박하게 삶을 살아가는 아서가 며칠 만에 슈퍼 악당이자 슈퍼 범죄자가 되어버리다니. 참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서가 이렇게 타락하게 된 주된 이유가 어릴적 겪었던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대이자 코미디언으로서 역경을 딛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려는 아서의 꿈을 짓밟은 것은 우리가 아닌가 싶다.
결국 크고 작은 사건들의 발단은 모두 주변 사람들이 아서의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웃었다고 구타를 당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지금은 코로나 관련 이슈들이 주요 논쟁거리가 됐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조현병 관련 이슈가 주요 논쟁거리였었다.
기억이 날지 모르겠지만, 대표적인 뉴스로 거론됐던 사건이 인천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는 17세 여고생이 8살 초등생을 살해한 사건이다.
조현병도 우리나라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의 한 유형에 속하는 정신장애다. 따라서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것은 곧 정신장애인이라는 이야기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잘 모르겠지만, 이러한 정신장애인과 관련된 사건이 뉴스로 다루어지는 것을 볼 때면 지금 리뷰하고 있는 영화인 '조커'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많이들 알고 있겠지만, 조현병은 약물치료와 적절한 상담 등의 조치를 취하면 언제든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장애이다(정신분열증에서 조현병이라는 단어로 바뀐 것이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위에서 말한 초등생 살인 사건도 우리가 조현병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물론 말은 쉽지만 말이다).
아서도 마찬가지다. 아무 이유 없이 웃는 아서를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편견 없이 대했더라면, 혹은 아서와 주기적으로 상담을 하는 사회복지사가(정신과 전문의인가?) 아서의 상황에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더라면 아서가 슈퍼 악당으로 전락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전 세계 어딘가에서 아서와 같은 조커들이 생겨나고 있을 것이다.
조커가 누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게 나 자신이 될 수도 있다.
21세기를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그러니 나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편견 없이 사람들을 마주하는 법을 배워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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