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벌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을 보면 떠오르는 단어가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죄수의 딜레마"
이다.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2/06/557478/
분명 두 나라가 협력을 하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에게 이빨을 드러내며 전쟁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물론 단순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만의 갈등만으로 일어난 전쟁이 아니고 주변 여러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섞여있는 전쟁이긴 하지만,
어쨌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협력을 하기 보다는 배반을 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하여 벌어진 전쟁이기 때문에 이 상황이 죄수의 딜레마의 아주 좋은 예시가 아닌가 싶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앞서,
이번 포스팅의 핵심 주제인 죄수의 딜레마의 사전적 정의를 알아보도록 하자.
죄수의 딜레마란,
"협력을 하면 두 사람 모두에게 이익이 됨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모두 배반을 선택하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이 상황을 표로 간단히 나타내보자면 다음과 같다.
A와 B가 범죄를 저질러서 경찰관에게 취조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A와 B는 각각 다른 방에서 경찰관에서 취조를 받고 있는데,
A와 B 둘 다 범죄 사실에 대한 자백을 하지 않으면 둘 다 1년형을 받고,
A와 B 둘 다 범죄 사실에 대한 자백을 하면 둘 다 5년형을 받는다.
만약,
A만 자백을 하고 B는 침묵을 하는 상황이라면, A는 석방되고 B는 8년형을 받는다.
반대 상황 역시 마찬가지이다.
만약,
B만 자백을 하고 A는 침묵을 하는 상황이라면, B는 석방되고 A는 8년형을 받는다.
우리가 봤을 때에는 A와 B 둘 다 자백을 하지 않는, 즉 둘 다 침묵을 하는 상황이 가장 좋은 상황이라고 인식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와 같은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 자신에게 닥치면,
무조건 자백을 하는 것이 이득이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침묵을 지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침묵을 지킨 상황에서 만약 상대방이 자백을 한다면,
내가 짊어져야 하는 부담은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무려 8년형) 개인의 입장에서는 배반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다시 말해 죄수의 딜레마 상황은
"어떠한 선택이 개인에게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구성원 전체를 놓고 봤을 때에는 그 선택이 합리적일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까지가 바로 죄수의 딜레마에 대한 개념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이와 같은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이 죄수의 딜레마라는 개념을 가르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 우리 주변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아주 논리적으로 풀어쓴 책이 바로 로버트 액설로드의
"협력의 진화"라는 책이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팃포탯(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이다."
여기서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란,
맨 처음 글에서 설명한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범죄를 저지른 A와 B가 형을 한번 살고 나오면 끝나는게 아니라,
형을 살고 나온 뒤에 또 다시 범죄를 저질러서 다시 자백 혹은 배반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단발적으로 끝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과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는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
이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결국 두 참여자는 협력을 하는 것이 서로에게 더 이득이 된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바로 제 1차 세계대전에서 발생했던 참호전 대치상황이다.
계속되는 참호전 대치 상황에서,
영국군과 독일군은 서로에게 공격(즉 배반)하는 상황이 결코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에게 인명피해가 나지 않게끔 공격(협력)한다.
실제로 각 나라의 포병부대는 상부 지휘관들에게 전투를 하고 있다는 것을 그저 보여주기만 하기 위해 서로에게 인명피해가 나지 않도록 매우 일정한 시간과 정해진 장소에만 포격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협력의 과정을 상부 지휘관이 눈치를 챘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실제로 인명피해가 나도록 포격을 하곤 했는데,
이와 같은 배반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상대 나라 역시 인명피해가 나게끔 받아쳤다고 한다.
즉 참호전에서는 누가 알려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협력을 하면 나도 협력을 하고, 상대반이 배반을 하면 나도 배반을 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팃포탯)이 자연스럽게 사용된 것이다.
협력의 진화를 쓴 로버트 액설로드는 이와 같은 팃포탯 전략이 다른 전략(예를 들어 항상 배반하는 전략)들 보다 널리 퍼지기 쉽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바로 팃포탯 전략이 상대방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있어서 가장 최적화된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전략들도 유전자 처럼 세대를 확장시키며 퍼져나간다.
다윈주의적 관점의 진화론이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생물이 세력을 넓혀나간다고 설명하듯이,
전략도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세력을 넓혀나간다고 말한다.
즉,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 속에서 상대방으로부터 협력을 잘 이끌어내지 못하는 전략들은 도태되고, 협력을 잘 이끌어내는 전략들은 다음 세대로 널리 퍼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https://review-doyoung.tistory.com/98
이 개념은 리처드 도킨스가 쓴 이기적 유전자에도 똑같이 나오는 내용이다.
실제로 협력의 진화 추천사를 리처드 도킨스가 썼다.
어쨌든 이 협력의 진화라는 책에서 말하는 핵심을 한 줄로 요약해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호혜주의에 입각하여 서로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전략이 가장 좋은 전략이며,
우리 사회에서도 서로의 협력을 잘 이끌어내는 전략을 잘 써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626042900009
협력이 아닌 배반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결코 사회의 주류가 될 수 없다.
하루라도 빨리 모두가 협력의 진가를 깨닫고 서로 협력하게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https://review-doyoung.tistory.com/401
https://review-doyoung.tistory.com/77
https://review-doyoung.tistory.com/category/%EC%B1%85%20%EB%A6%AC%EB%B7%B0
제가 직접 읽고 작성한 다양한 책 리뷰들이 모아져 있는 링크입니다.
지금까지 죄수의 딜레마 한방에 이해하기(Feat. 협력의 진화) 포스팅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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